내 생에 봄날은 - 3부

내 생에 봄날은 -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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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랑 그대로의 사랑



울고 있는 세영이를 보며 갈등했다.



그냥 못 본체 하고 지나갈까?

가서 위로라도 해줄까? 뭐라고...?

사실 딱히 내가 해줄 말이라는 게 없었다.

어줍잖은 위로는 오히려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법이니까.



그래..내가 무슨 그럴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볍지많은 않았다.

좋아하는 누군가의 아픈 모습이 기분 좋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세영이는 나보다 훨씬 더 멋진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했다가 거절까지 당했다.



휴...



그때였다.



“야 ! 서강인!”



뒤를 돌아다 봤다.

방금전까지 어깨를 들썩였었는데,.

눈물이 마른 그녀가 생글생글하게 웃으며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 봤으면 봤다고 말을 해야지..얘기도 없이 그냥가냐?”

-어...난...저...그냥..

“너...다 봤지?

-응..미안..일부러 보려고 본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그렇게 됐네? 미안..

“네가 미안할 게 뭐 있어? 그럴수도 있지. 어디까지 봤어? 다?“

-응..

“후..그렇구나..”

-걱정마 다른 사람들한테는 얘기 안할게.

“그래. 고마워 그런데, 너 혹시 오늘 시간 좀 되니?

-응?

“시간 되냐고...시간되면 나랑 오늘 좀 놀아주라..그럴 수 있지?“

-어.....저기..



아..이놈의 울렁증 또 나왔다..이거 고쳐야 나중에라도 장가라도 가는데..큰일이다.



“왜? 너도 나 싫어?”



싫기는..환장하겠구만,,네가 허락만 해준다면 오늘 당장 너 묶어놓고 밤새도록 하고 싶다.



“휴....그럴거야..나라도 싫겠다. 다 봤을텐데,

그런데도 갑자기 180도 바뀌어서 놀아달라고 하니 당연히 싫겠지.

너 속으로 ‘미친년’. 그러지?“

-아냐..그런거..

“그런데 왜 말이 없어? 맞다..너 예전부터 나하고 말 별로 안했지? 그지?

다른 여자애들하고는 말 잘 하는데, 유독 나하고는 말을 안 섞더라? 가만보면..

무슨 이유 있어?“

-이유는 무슨...대화의 접점이 없어서 그런거지.뭐...다른 건 없어..

“아~그럼 다행이고..난 또 네가 날 엄청 싫어하나? 그렇게 생각했지,,

-내가 널 싫어할 이유가 어디있어?

“그럼 너도 나 좋아하는 구나?



이 여자..대화 조금 해보니까 푼.수다..거기에 약간의 공주 증상까지 있다.

뭐라고 다음 얘기해야 되냐? 아..답 안 떠오른다..

에이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이런 부류의 얘기들..

보통보면 커피 마시면서나 분위기 있는 곳에서 해야 할 얘기들 아닌가?

무슨 공원 한복판에서 길 가다 말고..

생활의 발견이 따로 없다..



-무슨 그런 얘기를 이런데서 하냐?

“왜..지금 장소가 중요해?”



“크크”

-하하



아..멘트 받아주네..센스도 있고, 뭐 푼수끼도 있지만..



우리 둘은 서로 멘트 받아주고, 마주보며 키득거렸다.

다행히 세영이의 기분이 조금이나마 풀린 것 같았다.

그거면 된거지..설마 얘가 나한테 조금의 호감이라도 가져서 이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



-우리 어디갈까? 영화 좋아해? 영화볼까?

“음..아니..오늘은 좀 웃고 떠들고 싶어..기분도 그렇고, 영화는 다음에.”



다음? 나 분명히 들었다..다음..이랬다..



-그럼 노래방 가서 신나게 기분 풀자..어때? 소리 지르다 보면 좀 나아질거야.

“응. 그래”



10cm 정도의 사이를 두고 나란히 공원을 빠져나와 걸었다.

지금은 대낮인 오후 1시 30분경.

이 벌건 대낮에 모텔은 문을 열었을지 몰라도 노래방은 밤이나 되어야 문을 여는데..

그렇다고 울적한 기분 풀어준다고 아무 사이도 아닌데 모텔에 그것도 맨정신에

들어갈 수는 없지 않나?



조금을 더 가니

3층 빌딩 지하의 노래방이 있었다. 다행히 문이 열렸고

주인도 이제 영업을 시작하려는지 준비중이었다.

손님이 아무도 없는 노래방의 가장 작은 방으로 주인은 우릴 안내했다,



1시간동안 나는 초대남이 되어 그녀를 정신없이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세영이도 오랜만에 기분을 풀려는지 함께 뛰고 웃으며 노래를 불렀다.



“하~아~재밌다.”

-덕분에 내가 더 신나게 놀았어..가만...시간이,,



약속된 1시간의 데이트라고 하긴...뭐 하지만..그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여자와 한번도 이렇게 1:1 데이트를 해본 적이 없을뿐더러

오늘은 갑작스러웠기에 다음 계획도 없었다.

우리가 만약..만약..사귀는 사이였더라면

찐한 이벤트도 가능했을텐데..

뭐 케익이나 반지..그리고 사랑해 하며 키스?

해 본게 있어야 뭐가 생각이 나던 말던 하지..

운 좋으면 여기서 떡을 칠수도 있을 것이고..

내가 생각한 수준의 이벤트는 고작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나가자, 세영아..시간 다 됐다.



나는 뒤 돌아서 나오려는데...



“강인아, 잠깐..잠깐만 앉아봐”

-응?

“여기 내 옆에 앉아봐. 오늘 고마워..사실은 오늘 나...

-됐어. 말 안해도 다 알어..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얘기도 안해..그게 뭐 자랑거리라고

동네방네 얘기하냐? 나 그렇게 입 싼 놈 아니니까..걱정마..

그보다 나가자..주인 뭐라 그러겠다. 시간되었는데 안나온다고..

“강인아..그 얘기가 아니라..아이..참..

야!!! 좀 앉아 보라니깐..너한테 이거 주고 싶어!“

-뭘? 그 쇼핑백에 든거?

“응..”



이 아가씨..이럴때는 얼굴에 홍조가 생기네..아유..귀여워..

저 얼굴 빨개지는 것 봐봐..확 그냥 저거 껍질 벗겨서 잡아먹고 싶다.

그런데 또 그렇게 대놓고 잡아먹고 싶다는 말을 할 수가 없잖아?

좀 대범해야지..암..그럼..



-이게 뭔데?

“그냥 받아줘.”

-싫어..내가 이걸 왜 받아? 모르면 모를까? 내가 이거 받을 이유가 없지..

내가 아무리 솔로부대지만 상황파악도 안되는 머리는 갖고 있지 않거든?

나도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줄 봤고,

네가 날 평소 어떤 사람으로 ,얼마나 우습게 봤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선물의 주인도 아닌 내가,

이거 받고, 아이고..고맙습니다..할 줄 알았어?

넌 그럼 사람 잘 못 본거야!



난 괜히 그 남자와 나를 비교하며 꿩 대신 닭으로, 아니 선물 버릴 쓰레기통으로

만들어 버린 세영이 에게 나도모르게, 얘기하다 흥분해 화가나서 소리를 질렀다.

나도 남자다. 아무리 여자가 궁하긴 했어도 마지막 자존심은 있었다.

그 자존심이 뭉개졌다고 생각하니, 내가 그토록 좋아했던 여자애가 그렇게도 미워보였다.



이런 씨팔,,태어나서 이런 기분 첨이다.



“흑~흑~~화내지마~미안해~흑”



아...이런..된장..여기서 또 울면 사나이 마음이 약해지잖아..

지금 네가 울면 내가 여자 울린 놈 밖에 더 되? 아..안 되는데...



-아...울지마..그런게 아니잖아..

“엉~엉~엉~미안해..난 네가 그렇게 생각할 줄은 몰랐어..미안해..사과할게..,정말..미안해 흑~”

-아..알았어..화내서 나도 미안해..그렇게 까지 화낼 건 아니었는데, 나도 미안해.

“그럼 이거 받아주는 거지?”

-응..그래..대신 나도 그냥은 못 받어..

“그럼? 뭘 주면..읍.....”



미쳤다..맨정신에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생겨 났는지..나도 모르게 질러버렸다.

여자가 우는게 왜 그렇게 섹시하게 보이는지..그래도, 질러도, 용서가 될 것 같았다..이번만은..

18년 살면서 엄마, 아빠에게나 했던 뽀뽀 말고

첫 입 맞춤을 그렇게 했다.

그런데 뭐 경험이 있어야지..그냥 입술만 갖다대고 빨기만 했다.



세영이는 처음에 바둥거리더니, 이내 얌전한 고양이가 되어

입술을 벌려주었다. 아랫입술과 윗입술을 빨아주는 귀여운 암 고양이.

키스는 내가 먼저 했는데, 주도권은 그녀에게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작은 입에서 가느다란 혀가 내 입으로 들어왔다.

눈 앞이 핑도는 느낌..

이게 바로 키스라는 거구나..

내 구강의 점막들을 하나하나 점령해가는 그녀의 가느다란 혀가

입천정 가득히 느껴졌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이런 건가보다. 분명 시작은 내가 했으나, 기분은 어느 새 키스만으로 황홀해져

내 육봉은 팽팽해졌다.



“후~~매너 없기는..누나가 사람하나 구하는 셈 치고 큰 자비한번 베풀었다.

그리고 키스할 때 눈 좀 감아라. 너 처음 이지?

-응...응..그보다 미안....

“알면 됐다..미안한 짓을 왜 하냐? 히히..그보다 좀 기쁘기도 하다. 서강인 인생에

입술 개통 해준 여자로 평생 기억할 거 아냐..그게 나라는 게 기쁘기도 하네.

그리고 뭐 미안할 필요 없어..좋았으면 된거지. 짜식..소심하기는.."

"사실 생각해보니 그 남자 별로였어..“

-뭐가?

“내가 눈에 뭐가 씌었지..아주 잠깐..

아는 교회 오빠였는데...아까봐서 알겠지만 좀 멋있게 보인다는 것 빼곤..

사실 바람둥이 기질이 있어..

너하고 이렇게 있다보니 내 눈에 콩깍지가 씌워졌다는 게, 이젠 느껴진다.

최소한 넌 안그럴거 아냐? “

-안 그렇다니 뭐가?

“너한텐 진정성이라는 것이 보여..지고지순하게 한 여자만 위해줄 것이라는 진.정.성.

그게 느껴지네...한 반에서 지내면서 내 눈도 제대로 못쳐다보고...말도 제대로 못걸고..

히히..우쭈쭈쭈..내가 그렇게 좋았어?

바보...고백이라도 한번 해보지..사실 내심 나 기다렸단 말야..

언제나 고백할까 하고...그런데 이 짜식. 한번을 안해?

야! 서강인"

-어?

“우리 친구할래?



이거 뭐지? 나 지금 고백 받은건가?

그것도 내가 가슴속에 그동안 고이 담고 있던 이 순정의 대상으로부터?



“왜..싫어?”



난 잠깐 숨을 골랐다. 시간이 필요했다..

얘가 나 가지고 지금 장난치는 거 아니야?

아니..윤세영 정도의 얼굴, 몸매 앞으로의 발레리나로서의 비전이 보이는 애가

뭐가 아쉬워서 나를 만나지고 해?

한번 더 튕겨봐? 그래..그래..그게 좋겠다.



-세영아..

“응?”

-넌 내가 그렇게 쉬워보이냐?

넌 그렇게 갑자기 뜨거워지고, 그렇게 쉽게 마음이 변해?

그러다 나중에 나 싫다고 다른 사람에게 또 진정성 운운하면서

지금처럼 그렇게 할거야?

솔직히 지금의 네 모습 많이 당황스럽다.

아니 누가 이 자리에 있더라도 당황스러울 거야..

가지고 놀았으면 이제 다시 제 자리로 돌려놓는 게 어때?

오늘 얘기 못 들은걸로 할게.

대신 약속은 약속이니까 그 오빠주려고 했던 처치곤란 선물은 내가 가져간다.



세영이는 한참을 내 얼굴을 처다보지 못하다 얼굴이 빨개진채 나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야!! 이 바보, 멍충한 자식아.

여자가 자존심 다 접고, 어렵게 말을 하는데,

그걸 꼭 그 따위로 밖에 못 받아들이냐?

내가 심심해서, 지금 너 가지고 놀았다가 버릴려고 지금 이렇게 말한 줄 알아?

좋아하는 머시마 새끼한테

구질구질하게 이 속에 있는 걸 다 털어놨다는 건

다신 안 볼 생각인거야..이 자식아

됐다..앞으로 나 아는 체 하지마라..“



잠깐 저거 어디서 들은 멘트인데? 에이..비슷한 게 워낙 많으니까.



-알았어..알았어..알았어..세영아..

그래..우리..사귀자..

네 맘 다 알았어,,그래..앞으로 내가 잘 할게..



아...고백을 받은 건 난데...

분명 갑은 나 같은데, 을이 된 것같은 이 기분은 뭐지?



“바람피면 죽는다! 히히”



‘바람피면 죽는다’ 진짜~ 진정성 있게 들려진다. 각별히 조심해야 겠다.



“그런데 선물 확인 안 해봐도 돼? 쪼끔 미안 하긴 하다..히히

그래도 나름 내 정성이 듬뿍듬뿍 들어가 있으니까

우리~이렇게 부터 시작하자~알았지?“

-집에가서 천천히 확인 해볼께.



이 애교만땅인 시츄에이션 적응 안된다. 좋긴 하지만..



-그리고 고마워..세영아.. 사실 지금 와서야 고백하지만 나도 너 오래전부터....

“오래전부터...뭐?”

-좋...아...했어..



박상민의 하나의 사랑...가~슴속에 차오르는 그~~~대...

정말 내 가슴속에 차오르는 단 하나의 사랑 윤세영,,

이렇게나마 고백을 한다..



“그렇지? 그럴 것 같더라..그럴거면 진작 좀 하지..여자가 먼저 하게나 만들고..

-아냐..그 때는 너도 알았겠지만 너 얼굴도 처다보질 못했어..나 원래 좀 용기가 없잖아..잘 생기지도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내 새침하고 얌전한 이미지 때문에 오해 하는데, 나 사실 남자 얼굴 안봐.

그거 뜯어먹어서 어디다가 쓸려고...아까말했던 진정성을 본단다..이 누나는..그런 점에서..넌 합격이야..후후"

"그런데 넌 내 어디가 좋았어? 너도 내 성격이나 마음이 좋았어?”



-응...그게....저......



아 ....이걸 말을 해야되나?



(강인의 고민이 궁금하시다면 2부를 참조해 주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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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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